
한 유족이 상속받은 토지를 개별공시지가로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서류상 흠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과세관청은 이 땅의 시세가 공시지가보다 훨씬 높다고 보고 감정평가를 의뢰했고,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삼아 상속세 약 21억 원을… 아래에서는 신고 전 확인할 기준과 감정평가 실무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사례 — 공시지가로 신고했더니, 감정가 기준 상속세 21억
한 유족이 상속받은 토지를 개별공시지가로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서류상 흠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과세관청은 이 땅의 시세가 공시지가보다 훨씬 높다고 보고 감정평가를 의뢰했고,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삼아 상속세 약 21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납세자는 "공시지가로 신고했는데 왜 뒤늦게 감정가냐"며 다투었고,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4월 30일(2024두61780) 국세청의 사후 감정 자체는 적법하다고 보되, 상속 시점과 감정 시점 사이의 '가격변동'을 더 따져보라며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이데일리 2026. 7. 18. 보도). 결과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남은 일부만 조정됐을 뿐, 감정가로 다시 매겨진 세금의 큰 틀은 유지됐습니다.
왜 토지가 표적이 되나 — 개별공시지가는 시세의 약 65%
핵심은 '개별공시지가'와 '시가'의 간극입니다. 토지, 특히 나대지는 아파트처럼 옆집 실거래(유사매매사례가액)가 마땅치 않아, 신고 실무에서 개별공시지가가 널리 쓰여 왔습니다.
문제는 이 개별공시지가가 통상 시세의 65% 안팎에 그친다는 점입니다(2026년 표준지 기준 현실화율 약 65% 수준). 시세와 신고가액 사이에 30% 이상의 공백이 생기고, 국세청 입장에서는 이 공백이 큰 땅일수록 감정평가를 의뢰할 유인이 커집니다. 특히 기준시가(토지는 개별공시지가)가 10억 원을 초과하는 토지라면, 과세관청은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 의뢰해 감정가액의 평균을 시가로 삼을 수 있습니다.
리스크 — '적법하되, 뒤늦게' 온다
이번 사건이 보여주듯, 토지에 대한 사후 감정평가는 적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조건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감정가액이 시가로 인정되려면 상속개시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 나아가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하며, 그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개별공시지가의 누적 변동폭, 지역 평균 지가변동률 같은 지표와의 괴리 정도까지 종합적으로 살피도록 판단 기준을 정교화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사후 감정평가는 적법할 수 있으나, 그 결과는 몇 달 뒤에야 통지서로 도착합니다. 납세자는 신고 시점에 자신이 어떤 시가로 과세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다툼의 결과도 사안마다 갈립니다. 이미 공시지가로 신고를 마친 상황이라면, 이 불확실성을 되돌릴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해결의 방향 — 넘기기 전에 '내 땅의 시가'를 먼저 세운다
되돌릴 수 없는 리스크는, 순서를 바꾸는 것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상속·증여로 토지를 넘기기 전, 유효한 평가기간(상속 전후 6개월 / 증여 전 6·후 3개월) 안에서 사전 감정평가를 받아 두면, 과세관청의 사후 감정을 기다리는 대신 납세자가 확보한 시가를 신고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는 '세금을 줄여준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뒤늦게 통지될 값에 휘둘리는 대신, 신고 시점에 시가를 예측 가능하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사전 감정평가 수수료는 상속·증여세 신고 시 일정 한도(500만 원) 내에서 공제될 수 있으나, 구체적인 세무 적용 여부는 반드시 세무대리인과 상담해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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