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수동의 한 꼬마빌딩. 유족은 국세청이 고시한 기준시가 약 60억 원으로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과세관청이 감정평가를 의뢰하자 나온 값은 약 320억 원. 신고가액의 다섯 배가 넘는 시가가 뒤늦게 등장한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신고 전 확인할 기준과 감정평가 실무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사례 — 신고는 60억, 국세청 감정은 320억
서울 성수동의 한 꼬마빌딩. 유족은 국세청이 고시한 기준시가 약 60억 원으로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과세관청이 감정평가를 의뢰하자 나온 값은 약 320억 원. 신고가액의 다섯 배가 넘는 시가가 뒤늦게 등장한 것입니다.
특별한 사례만은 아닙니다. 국세청이 고가 부동산 75건에 대해 감정평가를 실시한 결과, 당초 신고 총액 2,847억 원이 감정가액 기준 5,347억 원으로 산정됐습니다. 평균 약 87.8% 높아진 수치입니다. 실제로 한 상속 건에서는 감정평가법인 4곳이 매긴 감정가액이 110억~121억 원에 이르렀고, 과세관청은 그 평균인 약 115억 원을 시가로 보아 상속세 약 22억 원을 추가로 부과했습니다.
왜 유독 꼬마빌딩인가 — 시세의 6070%뿐인 기준시가
핵심은 '기준시가'와 '시가'의 간극입니다. 아파트는 옆집 실거래(유사매매사례가액)가 있어 시세가 비교적 그대로 반영됩니다. 반면 꼬마빌딩·상가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은 개별 실거래 비교가 어려워, 신고 실무에서 기준시가가 널리 쓰여 왔습니다.
문제는 이 기준시가가 통상 시세의 60~70% 수준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시세와 신고가액 사이에 30~40%의 공백이 생기고, 국세청 입장에서는 이 공백이 큰 물건일수록 감정평가를 의뢰할 유인이 커집니다. 2020년 비주거용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이 도입된 뒤, 상속·증여 과세에서 꼬마빌딩의 시가 반영률은 평균 8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됩니다. 기준시가로 신고하는 순간, 그 물건이 곧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리스크 — '적법하되, 뒤늦게' 온다
2026년 6월 17일 대법원은 비주거용 부동산(꼬마빌딩)의 상속세에 대해, 납세자가 신고·납부한 뒤 과세관청이 사후 감정평가로 산정한 가액도 시가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무조건은 아닙니다. 대법원(2026. 4. 2. 선고 2025두35499 등)은 감정가액이 시가로 인정되려면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 나아가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하며, 그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2025년 12월 서울행정법원은 국세청 감정평가에 근거한 추가 부과 중 일부(약 16억 8천만 원 초과분)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사후 감정평가는 적법할 수 있으나, 그 결과는 몇 달 뒤에야 통지서로 도착합니다. 납세자는 신고 시점에 자신이 어떤 시가로 과세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다툼의 결과도 사안마다 갈립니다. 이미 낮은 가액으로 신고를 마친 상황이라면, 이 불확실성을 되돌릴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해결의 방향 — 넘기기 전에 '내 물건의 시가'를 먼저 세운다
되돌릴 수 없는 리스크는, 순서를 바꾸는 것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상속·증여로 재산을 넘기기 전, 유효한 평가기간(상속 전후 6개월 / 증여 전 6·후 3개월) 안에서 사전 감정평가를 받아 두면, 과세관청의 사후 감정을 기다리는 대신 납세자가 확보한 시가를 신고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는 '세금을 줄여준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뒤늦게 통지될 값에 휘둘리는 대신, 신고 시점에 시가를 예측 가능하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사전 감정평가 수수료는 상속·증여세 신고 시 일정 한도(500만 원) 내에서 공제될 수 있으나, 구체적인 세무 적용 여부는 반드시 세무대리인과 상담해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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