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증여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우리는 아파트라 옆집 실거래가가 있으니 감정평가는 필요 없지 않나요?" 절반은 맞고, 절반은 위험한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아파트를 상속·증여할 때 시가를 정하는 '유사매매사례가액'의… 아래에서는 신고 전 확인할 기준과 감정평가 실무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상속·증여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우리는 아파트라 옆집 실거래가가 있으니 감정평가는 필요 없지 않나요?" 절반은 맞고, 절반은 위험한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아파트를 상속·증여할 때 시가를 정하는 '유사매매사례가액'의 구조와, 그 안에 숨은 변동성을 사례로 짚어봅니다.
사례 — 같은 단지 아파트인데, 참고하는 거래에 따라 시가가 오르내린 경우
어머니에게서 대단지 아파트(전용 84㎡)를 상속받은 A씨의 가정을 예로 들어 봅니다(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입니다).
- 같은 단지·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는 층과 향에 따라 15.2억 · 16.8억 · 18.0억으로 편차가 있었습니다.
- A씨는 이 중 낮은 거래를 참고해 15.2억 원으로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 그런데 과세관청은 기준층·인접 시점 거래를 폭넓게 반영해 유사매매사례가액을 17.5억 원으로 보아, 차액 약 2.3억 원에 대한 상속세를 추가로 과세했습니다.
아파트는 거래가 많아 시가가 명확해 보이지만, "어떤 거래를 우리 집과 '유사'하다고 볼 것인가"는 생각보다 다툼의 여지가 큽니다. 층·향·동·전용면적·리모델링 여부·급매 사정에 따라 참고 대상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시가도 함께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감정평가가 중요한 진짜 이유 — 유사매매사례가액은 '내 집'이 아니라 '옆집'을 기준으로 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는 상속·증여재산을 '시가'로 평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시가를 정하는 순서에서, 해당 재산 자체의 감정가액이 있으면 이를 우선 시가로 인정하고, 감정가액이 없을 때 비로소 유사한 다른 물건의 매매사례가액(유사매매사례가액)을 봅니다.
즉 감정평가를 받지 않으면, 내 집의 시가는 '내 집의 상태'가 아니라 '옆집의 거래'로 정해집니다. 저층·비수리 상태의 집이라도 인근 고층·수리 물건의 거래가 참고되면 시가가 높게 잡힐 수 있고, 반대로 낮게 신고했다가 나중에 더 높은 유사 거래가 확인되면 그 가액으로 재산정될 수도 있습니다.
리스크 — 낮게 신고한 아파트, 평가 이후의 거래·감정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 유사매매사례가액은 평가 기준일 전후 일정 기간의 거래를 봅니다. 신고 시점에 유리한 거래만 보고 낮게 신고해도, 평가기간 안에 더 높은 거래가 확인되면 그 가액이 시가로 반영돼 추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2025년부터 국세청은 감정평가 대상을 상가·꼬마빌딩을 넘어 초고가 아파트·호화 단독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까지 확대했습니다. 아파트라고 해서 사후 감정의 무풍지대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 대법원도 과세관청이 신고 이후 의뢰한 감정가액을 시가로 보아 과세한 처분을 인정한 사례를 내놓았습니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두35499 판결). 다만 이때도 평가 기준일과 감정 시점 사이에 '가격 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하고, 그 입증 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는 요건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정리하면, 아파트라도 낮은 거래 하나에 기대어 신고하는 방식은 '나중에 더 높은 기준이 나타나면 흔들릴 수 있는' 구조 위에 서 있는 셈입니다.
해결책 — 신고 전에 '내 집 고유의 시가'를 세워두는 사전 감정평가
방향은 단순합니다. 옆집 거래에 시가를 맡기지 말고, 신고 이전에 대상 부동산 자체를 감정평가해 시가를 먼저 확정해 두는 것입니다.
- 예측 가능성: 내 집의 층·향·상태를 반영한 감정가액이 우선 시가로 인정되므로, 유사 거래의 등락이나 사후 감정에 흔들릴 여지가 줄어듭니다.
- 평가 기간 관리: 상속재산은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증여재산은 증여일 전 6개월·후 3개월이 원칙적인 평가기간입니다. 이 기간 안에 감정을 확보해 두면 시가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취득가액 관점: 상속·증여 시점의 평가액이 향후 그 부동산을 팔 때의 취득가액이 됩니다. 시점에 맞춰 적정 시가를 세워두면, 이후 양도 단계까지 함께 내다보고 설계할 수 있습니다.
- 비용 측면: 부동산 감정평가에 든 수수료는 일정 한도(현행 500만 원) 내에서 상속·증여세 계산 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감정평가가 언제나 세액을 줄여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유사매매사례가액과 감정가액 중 무엇이 유리한지는 단지·물건·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세액 비교와 신고 방식은 반드시 세무대리인과 함께 판단하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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