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 당시의 '신고가액'이 곧 미래의 세금입니다 — 취득가액 이야기 아래에서는 신고 전 확인할 기준과 감정평가 실무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한 상속인의 사례
지난달 상담을 오신 A씨는 어머니로부터 서울 소재 상가주택을 상속받았습니다. 당시 세무 신고는 '기준시가' 7억 원으로 마쳤고, 배우자상속공제·일괄공제 범위 안이라 상속세는 0원이었습니다. "세금 한 푼 안 냈다"며 안심하셨다고 합니다.
문제는 4년 뒤에 찾아왔습니다. 이 상가주택을 15억 원에 매각하자, 양도소득세 고지서가 날아온 것입니다. 양도소득세의 취득가액은 '상속 당시 신고한 가액'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A씨의 취득가액은 7억 원으로 고정돼 있었습니다.
- 취득가액 7억 → 양도차익 약 8억 원
- 만약 상속 당시 감정평가로 시가 11억 원을 반영했다면 → 양도차익 약 4억 원
같은 부동산인데, 상속 시점의 '숫자 하나'가 양도차익을 4억 원이나 갈랐습니다. (세율·보유기간·공제에 따라 실제 세액은 달라지며, 구체 계산은 세무대리인 상담이 필요합니다.)
감정평가가 갖는 의미
상속·증여 재산은 원칙적으로 '시가'로 평가합니다. 매매·감정·수용·경매·공매가액이 있으면 그 시가를, 없으면 기준시가 등 보충적 방법을 씁니다(국세청 재산평가 기준). 기준시가는 통상 실제 시세보다 낮게 형성되기 때문에, 기준시가로 신고하면 당장의 상속세는 줄지만 '취득가액'도 함께 낮아집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상속 당시의 평가액은 단순히 상속세만 결정하는 숫자가 아니라, 훗날 그 부동산을 팔 때의 '취득가액'까지 미리 정해버리는 숫자라는 점입니다. 즉 상속세와 양도소득세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아야 합니다.
'0원'의 함정 — 놓치기 쉬운 손실
상속세가 나오지 않는 구간에서는, 낮게 신고할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어차피 세금이 0원이라면, 오히려 감정평가로 취득가액을 시가 수준까지 높여두는 편이 미래의 양도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상속세가 안 나오니 신경 안 써도 된다"며 기준시가로 서둘러 신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 결과가 몇 년 뒤 양도 시점의 예상치 못한 세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한번 신고로 확정된 취득가액은 나중에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참고로 국세청은 최근 상가·꼬마빌딩에 대해 시가 과세 기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기준시가로 신고된 꼬마빌딩 727건을 감정평가한 결과, 신고가액보다 평균 71% 높은 가격으로 과세가 이뤄졌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낮은 신고가액이 상속·증여 단계에서도, 양도 단계에서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신호입니다.
해결책 — '사전 감정평가'라는 선택지
상속 부동산의 감정평가는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평가기간) 안에 받아야 시가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취득가액을 높이고 싶어도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상속 초기에 다음을 함께 검토하시길 권합니다.
- 이 부동산을 장래에 매각할 가능성이 있는가
- 상속세 공제 범위 안이라면, 감정평가로 취득가액을 높여둘 실익이 있는가
- 반대로 고액 자산이어서 상속세율이 양도세율보다 높다면, 오히려 낮게 두는 편이 총세부담(상속세+양도세)에 유리한가
세 번째 항목이 중요합니다. 감정평가가 언제나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자산 규모와 매각 계획에 따라 최적의 답이 달라지므로, '상속세와 양도세를 합친 총세부담' 관점에서 미리 시뮬레이션해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